[단독] 대기업 물류회사, '경영권 승계' 지렛대 전락 / YTN

2017-11-15 1

[앵커]
LG뿐 아니라 상당수 대기업은 물류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요.

주요 주주들이 재벌 3세와 4세들이어서 경영권 승계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세호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이 계열사로 둔 물류회사 현황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물류업무의 상당 부분을 위탁받고 있고, LG상사에 편입된 판토스는 그룹 주요 계열사의 해외 물류를 맡고 있습니다.

또 롯데와 GS, 한화, 대림, 동국제강도 물류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판매량 등 영업비밀의 외부 노출을 막고 물류비용을 아끼기 위한 것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들 물류업체의 주요 주주는 총수와 그 자제들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가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고, 한익스프레스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씨와 아들 이석환 씨가 절반가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전기사 '갑의 횡포' 논란을 부른 이해욱 부회장과 아버지 이준용 명예회장은 대림그룹 물류사의 지분 90%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부인과 아들도 그룹 물류사의 주주 명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기업들이 물류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궁극적으로는 회사 몸집을 불려 배당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 뒤 경영권 승계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오일선 /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 : 총수 일가는 그룹 내 알짜사업인 물류회사에 대한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일감 몰아주기로 많은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국내 물류산업이 골고루 성장하는데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황진회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산업연구실장 : '2자 물류'(관계사 물류를 주로 취급하는 형태)가 득세하다 보니 '3자 물류'(전문업체에 위탁하는 형태) 성장이 저해되고 있습니다. 국내 물류시장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기업 물류업체의 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협력업체에 대한 '갑의 횡포'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계열 물류회사들의 저가입찰 강요가 하도급법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며 필요할 경우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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